작년(2019년) 7월, 극장에서 진천군 전체 문해학습자들이 영화를 보는 날이었다. 여러 학습자 출석을 챙기는 가운데, 김홍문 학습자의 얼굴을 보니 많이 상하고 입술도 몇 군데나 터져 엉망이었다. 밤새 열이 나서 잠을 한숨도 못 잤다는 것이다. 병원에 가던지 쉬어야 하는데 왜 왔냐고 물었더니, “선생님하고 약속했는데 어떻게 안 와요?” 대답한다. 개중에 어떤 학습자는 약속을 하고도 오지 않거나 또는 공부 이외의 참여 학습은 아예 하지 않는 이들도 있지만, 김홍문 학습자는 모든 것에 늘 열심이다. 그날도 김홍문 학습자는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나온 것이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어느날인가, 김홍문 학습자가 대뜸, 휴게실에 도시락을 맡겨 놨으니 내려가서 드시라는 것이다. 무슨 도시락이냐는 물음에 “오전에는 초등 학습자를, 오후에도 중학생 학습자를 가르쳐야 하니,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는 것 같아 집에 있는 반찬 대충 몇 가지 챙겨왔다.”며 부끄러워 하셨다. 몸이 약한 학습자이기에 자신의 몸 건사하면서 공부하기도 힘든 분인데, 부족한 나를 항상 귀하게 여겨 주고 계신다.
이런 평생 잊을 수 없는 고마운 분이 있기에, 오늘도 나는 문해교육 현장에서 많은 감사함과 보람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진천군평생학습센터 김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