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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사리학교 송상호 대표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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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리학교 송상호 대표님 인터뷰

사진=다사리학교장 송상호 대표님
* 다사리 학교 : 충청북도 청주 교육지원청에 등록된 학교 형태의 장애인평생교육시설

Q. 교장선생님 소개.

A. 안녕하세요.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다사리학교의 대표 송상호입니다.
장애인 평생교육 일을 오래 했어요. 전에 비장애인 관련해서 일을 했었고, 그렇게 하다 보니 인연이 되어서 장애인 자립이나 인권운동, 성인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제공과 같은 일을 주로 하게 되었습니다.

Q. 교장선생님께서 운영하고 계시는 다사리학교는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가요?

A.장애인 평생교육 시설이죠. (웃음)
현재 비장애인분들은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만 가도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많이 구축됐어요. 지금은 이 시대의 어느 곳에서나 자기 개발부터 다양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되었죠. 보통은 크게 평생교육 하면 문해교육이나 학력 취득 교육을 기본으로 문화예술, 인문, 사회 참여 교육 등의 여러 가지 일들을 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저희는 장애인 평생교육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자원 교사를 모집해서 재가학습 형태로 수업을 했는데 점점 어려워지더라고요. 왜냐하면 장애인분들도 배움에 대한 욕구가 많으세요. 그래서 문화예술, 인문, 교양, 사회 참여로 교육의 범위가 점점 확대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직업 교육까지 시험 형태로 진행하고 있어요. 수업은 (진행시기는 좀 차이가 있어도) 보통 오전에 학교 형태의 교육 수업을 하고, 오후에 다양한 선택형 수업들을 진행해요. 그리고 저녁에는 문해교육과 학력 취득 교육을 하고 있어요. 대략 아침 10시부터 저녁 8시 정도까지 다사리학교에서 프로그램들이 운영이 되고 있답니다.

Q. 오랜 시간동안 교육이 이루어지는군요?

A. 똑같은 사람이 10시부터 8시까지 있는 건 아니에요. (웃음)
오전에 하시는 분, 오후에 선택해서 들으시는 분, 그리고 저녁에만 하시는 분이 있어요. 5시 반 이후로는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것들 하시는 분들이나, 문해교육과 학력 취득 공부를 하시는 분, 이런 식으로 나눠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있으라고 힘들어서 못 있어요. (웃음)

Q. 강사분들도 시간마다 나뉘어져 있는 건가요?

A. 예. 강사분들도 다 달라요. 오전 강사분, 선택 수업 강사분, 오후와 저녁 강사분들 다 다르게 운영이 되고 있어요. 저희들이 기본적으로는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예산을 지원받는데 이 예산은 주로 인건비하고 운영비로만 쓰여요. 프로그램비는 거의 안 나오기 때문에 각종 공모 사업을 받아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Q. 다사리학교의 ‘다사리’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A. ‘다 사리어’, ‘다 살리어’라는 옛말이에요.
‘다 사리어’는‘다 말하게 하다’라는 뜻이고, ‘다 살리어’는 ‘다 살게 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장애인분들에게는 이동권, 노동권, 교육권 등 정말 많은 것들이 필요해요. 모두가 중요하지만 그 중 하나를 꼽자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다 보니 이런 능력이 굉장히 부족할 수밖에 없어요.
장애인 스스로가 자기 결정권을 갖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자기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다사리학교라고 기관의 이름을 짓게 됐어요.

Q. 장애인 인권이나, 장애인 교육을 위해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시게 된 계기나 경험이 따로 있으신가요?

A. 저는 원래는 비장애인 야학을 하고 있었어요.
2000년도부터 제가 비장애인 야학에서 한 10여년을 일 했었는데 장애인 한 분이 찾아오셔서 공부를 좀 하고 싶다고 그러셨어요.그분 같은 경우에는 뇌병변 경증 장애여서 일반 비장애인 분들과 같이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그분 남편분도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청각장애가 있으셨고 청각장애 보청기를 어렸을 때 사용하지 못해서 지적 장애를 동반하고 있었어요. 근데 우리는 비장애인 교육만 하고 있었으니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어서 이걸 어떻게 해야 될지 처음에는 몰랐죠. 그래도 한번 시작해보자고 해서 그분도 함께 공부를 시작했고요. 그렇게 수업을 진행하니 다른 장애인 분들도 찾아오셨어요. 당시 유행했던 프로그램 중에 ‘원숭이 학교’가 있었어요. 장애인 분들이 그걸 보시고는 ‘원숭이도 공부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없어요.’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우리에게 교육이 필요해요’라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으면서 장애인 인권과 교육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되었죠. 그 이후로 2004년 초에 장애 인권 캠프를 한번 해보자고 다짐했고 ‘공감’이라는 장애인인권 캠프를 진행했어요. 그곳에서 제일 많이 나왔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나도 공부하고 싶다’였어요. 그런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서 ‘그러면 한번 장애인 교육시설을 해보자’라고 생각했고, 저희가 2004년 10월 9일에 첫 장애인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10월 9일도 그 당시에는 한글날이 쉬는 날이 아니어서 첫 수업을 그냥 했던 날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마침 또 의미 있게 한글날이더라고요.(웃음) 그래서 2004년 10월 9일 첫 수업을 시작하면서 개교를 하게 됐습니다.

Q. 다사리 학교 외부에서 진행하고 계시는 활동도 있으신가요?

A. 제가 비장애인 교육을 할 때 관심 있던 분야는 청소년들이었어요.
청소년 활동, 청소년 교육도 꾸준히 같이 해왔었는데 장애인 평생교육과 병행하기가 힘들어서 잠깐 쉬다가 지금은 잘 연결이 돼서 청소년 프로그램을 다시 진행하고 있어요. 마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오케스트라 수업을 다사리학교에서 하고 있고, 수곡동에 마을 교육회라는 연합 단체를 만들어서 학교 및 마을 교육 단체들과 연계하여 청소년 교육도 개인적으로 같이 일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기후 문제가 심각해져서 기후 인권, 기후 정의 관련해서도 함께 일 하고 있어요. 예전에 환경단체들에서 환경문제를 주로 했었는데, 요즘에는 인권 단체에서도 많이 해서 기후 문제도 같이 좀 하고 있죠. 그러한 연대를 구성해서 기후위기비상행동이라는 단체에서도 활동 중이에요.

Q. 다사리 학교를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으신가요?

A. 어려운 건 당연히 예산이네요. (웃음)
그리고 저희 수업을 하려면 강사님들한테 강사료를 드려야 하는데 드릴 수 있는 강사료가 많지는 않거든요. 강사님 제외하고도 수업 진행을 위한 각종 보조 선생님들이 있어요. 공모 사업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이분들에게도 많은 급여를 못 드리는 상황으로 운영이 되는 거죠. 평생교육이나 장애인 평생교육이 좀 안착되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적절한 예산을 사용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주로 평생교육은 공모 사업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공모 사업은 대부분 비정규 형태의 강사진 또는 비정규 형태의 보조직으로만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규직에 비해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죠. 그리고 기관 성격에 따라서 예산이 나오는 시기가 조금씩 달라요. 만약에 6월부터 나온다고 하면, 자체 예산을 사용해서라도 3월에 시작하려고 노력하거나, 일부 수업은 어쩔 수 없이 늦게 개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해요. 그래서 장애인분들은 매일 열심히 12월 초까지 수업을 들으시다가 1월이 되면 수업의 흐름이 뚝 끊기게 돼요. 그러다 보니 학습하시는 장애인분들도 안정적인 환경에서 교육 받을 수 없어요. 일반 학교들이 학기를 시작하는 3월부터 수업을 시작하고 싶은데, 5월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죠. 그래서 예산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안정적이지 않는 운영을 해야 되는 상황이 제일 어려운 상황이죠. 그래도 다사리학교가 나은 편인 것 같아요.(웃음) 다사리 학교가 지역 다른 기관에 비해 예산을 많이 확보한 편인데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건 다른 기관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아요.

사진=인터뷰 진행 사진

Q. 5년 전 장애인 평생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주셨는데, 5년이 지난 지금 충북의 장애인 평생교육은 그대에 비해서 발전했다고 생각하시나요?

A. 가장 큰 변화는 평생교육법의 변화인 것 같아요.
평생교육법에 따라서 장애인 평생교육이 법 안에 정식으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그에 따라서 국가장애인 평생교육진흥센터도 만들어졌는데, 거기까지죠.(웃음) 그 뒤로 진행된 것은 각종 시범 사업, 조사 사업, 그리고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사업이에요. 하지만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사업도 사실은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게 아니라 시범 사업이고요. 이것을 지자체가 받아서 비장애인 평생교육처럼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마다 교육이 진행돼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이 들죠.(웃음) 그래서 두 가지를 꼭 얘기를 해요. ‘하나는 장애인들이 언제든지 접근해서 공부할 수 있는 장애인 평생교육시설이 많아져야 해요.‘ 청주시 같은 규모면 적어도 구별 하나씩은 만들어져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각종 신체 및 발달 장애 분들이 언제든지 다양한 교육을 전문적으로 접할 수 있는 평생교육 시설이 적정 규모로 만들어져야 해요. ‘또 하나는 장애인평생학습도시사업에 지자체가 조금 더 예산을 투자해서 각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에서 장애인 평생 교육이 프로그램이 최소 하나 이상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장애인만 하는 것은 아니겠죠.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에서 할 경우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평생교육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되고 예산이 투여된다고 생각하고요.

Q. 기관을 운영하면서 수업을 통해 장애인 분들이 변해가는 모습이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저는 역으로 큰 변화를 기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것도 하나의 욕심이고 성과주의가 될 수 있어요.
사실 장애라고 하는 것은 환자하고는 다른 거잖아요. 환자는 치료가 가능하지만 장애는 현재의 상태를 받아들이는 삶이거든요. 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건 이 장애인분들이 평생 교육을 통해서 자아실현을 하는 거죠. 자기 선택권이 강화되고 이 사회에서 같이 살아감을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도 기억 남는 분들은 계시죠. 다사리학교에서 문해교육 등을 통해 학력 취득을 하시고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준비하셔서 사회복지사가 되신 분들도 몇 분 계세요. 그리고 전임 소장님도 초등학교 학년만 있으셨는데 다사리학교에서 검정고시로 중, 고등학교 학력 취득하시고 대학에서 사회복지사 자격 따고 다시 다사리학교에 취업까지 하셨어요.이렇듯 교육을 통해가지고 자기의 역할을 수행하시는 분들이 나타나죠.이런 분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앞으로 장애인 평생교육을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는지 혹시 바라는 점이 있으실까요?

A. 현재로서는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도 장애인 평생교육팀이 별도로 구성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장애인 평생교육이 현재 시점에서 활성화되려면 체계적으로 이것을 준비하는 팀이 필요할 거예요. 충청북도청에는 장애인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담당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도에서는 평생교육팀의 ‘장애인 평생교육 담당자’, 진흥원에서는 그냥 평생교육팀이 아닌 ‘장애인 평생교육팀’과 같이 조직 체계가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아요. 또 평생교육과 관련한 원활한 의견 교환을 위해서는 서로가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협의체가 만들어져야 해요. 중요 정책을 다루기 위해 도청, 교육청, 평생교육원, 시군 평생교육관의 연계 축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실무 연계 축에는 각 시군별로 평생 교육을 하는 다양한 기관들의 연계체제를 진흥원이 주축이 되어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다사리학교
충청북도 청주 교육지원청 등록 학교설 형태의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위치 : 충북 청주시 서원구 구룡산로 372번길 5 충북새마을회관 1층
전화 : 043-296-1244

인평지를 위해 흔쾌하게 시간 내주신 다사리학교 송상호 대표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