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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제천솔뫼학교 김종천 교장선생님 인터뷰

[제전솔뫼학교 김종천 교장선생님]

Q. 교장선생님 소개

A. 저는 교육이 평등하고 행복이 나눠지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제천솔뫼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이 일을 하게 된 지는 약 30년 정도 되었어요. 젊을 때는 보통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에서 한 10년 근무했어요. 그때 인생에 대해 고민을 참 많이 했어요. 이렇게 근무하다가 퇴직하는 게, 그런 게 인생일까에 대한 의문을 계속하다가 과감하게 30대에 사표를 내고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시작한 게 문해교육이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교육이 평등해지고 행복이 나눠지는 그런 세상이 참 세상이다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김종천입니다. 반갑습니다.

Q. 제천솔뫼학교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학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솔뫼학교는 사회가 굉장히 혼란스러웠던 시기인 1993년 9월에 개교되었어요.
그 이전 1980년대에는 청년들이 모여서 어머니학교. 한글학교, 시민학교 이런 식으로 운영이 되는 곳이 많았어요. 하지만 IMF가 오면서 그때 활동했던 청년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어요. 그 이후로부터는 그런 단체들이 와해되고 학교가 스스로 일어서야 했기 때문에 이름을 솔뫼학교로 바꿨어요. 그때 당시에는 그냥 학교라고만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솔뫼 야간 학교’로 출발했죠. 기존 야간학교들은 보통 학생들이 청소년들이었거든요, 근데 우리가 했던 문해교육은 청소년도, 장애인도 아닌 이 땅에 한글을 모르시는 성인분들을 대상으로 했어요.
2007년도에 평생교육법이 전면 개정이 됐어요. 그러면서 그 안에 문해교육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렇게 법제화가 되면서 학습자들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루어지고 교사가 양성되기 시작했어요.
법이 만들어지고, 학습자들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루어지고, 교사가 양성되었고, 그 교사에 의해 공부를 하고 나면 결과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렇게 나오게 된 것이 ‘학력 인증’이에요.
솔뫼학교가 이런 일련의 과정들에 앞장서서 문해라는 말이 세상에 서서히 등장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지금도 초심을 지키며 노력하고 있어요.

Q. 제천솔뫼학교의 ‘솔뫼’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A. 솔뫼라는 이름은 직역하면 소나무산이라는 뜻이거든요. 근데 의역하면 ‘푸르게 정상까지 가자’는 의미에요.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잖아요. 우리 솔뫼학교도 지금 이 마음을 변치 않고 푸른 마음으로 끝까지 가자는 뜻을 담고 싶었어요. 처음 솔뫼학교가 자립할 때 구성원들끼리 공모해서 탄생한 이름이에요.

Q. 솔뫼학교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A. 저는 돈이 없어도 살겠다고 한 사람이지만, 저희와 함께하는 교사분들은 돈이 필요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적절한 보수를 드릴 수 없다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저희가 운영하고 있던 작은 조직들도 운영이 어려워졌어요. 교사분들이 직접 그곳까지 본인의 돈을 들여서 가야 하는데 기름 값도 오르고 물가가 전체적으로 올랐잖아요.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상황이 어려워진 거죠. 그래서 기관 운영에 대한 고민들을 하곤 하죠.
조금 더 가진 사람은 조금 부족한 사람을 도와주고,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아는 사람이 그것을 나누어주고 하면서 공동체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이 과정에서 국가의 역할은 한계가 있어요. 그런데 요즘은 이런 공동체성이 개인의 이득을 위해 무너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진행 사진]

Q. 제천솔뫼학교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A. 솔뫼학교로서 기억에 남는 일은 한국 문해교육의 지평을 열었다는 거예요.
물론 한국의 문해교육을 저희가 다 했다는 건 아니지만 충청권을 대표하다시피 해서 앞장섰다는 것이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그런 솔뫼학교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양성하고 있어요. 지금 솔뫼학교의 교감선생님도 20년 전에는 교사로 시작했어요. 이분이 한국 교육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되겠다고 해서 교수가 꿈이라고 하셨었는데, 진짜 교수가 되어서 강의를 나가요.
현재는 대학에 문해교육이 전공과목으로 있지 않아요. 문해학과가 없거든요. 문해학과가 없는 것 중에 하나는 문해에 대한 교재가 없어요. 그래서 저희가 서울에 있는 박사들하고 문해교육론이라고 하는 책을 썼어요. 그게 우리나라의 유일한 대학 교재에요. 그 책을 솔뫼학교에서 성장한 선생님이 썼다는 것도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에요.

학습자 분 중에 40세에 공부를 시작하신 분이 계세요. 처음에는 이름도 쓸 줄 모르셨는데 공부를 해서 초등 과정 졸업장을 따시고는 자신이 배운 것처럼 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꿈을 꾸셨어요. 그러면서 도우미 교사로 활동을 하시다가 결국엔 정말 영월에 분교를 차리셨어요. 학습자로 시작해서 결국엔 그 꿈을 이룬거죠. 이런 분들은 교육이 끝나고 소감을 물으면 물론 기쁘시겠지만 기쁘다는 말보다는 ‘드디어 인간이 된 것 같다’고 말씀하세요.

Q.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A.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제대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현상에는 이해관게자와 이해당사자가 있어요.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현상을 운영하는 기관이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해관계자인 거예요. 이해당사자는 그 학습에 직접 참여하고 공부하시는 학습자분들이에요. 따라서 우리 같은 이해관계자들은 이해당사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요.
이해당사자들을 위해서 이분들이 교육을 통해 정말 삶의 질이 변화가 되는가, 정말 평생교육을 통해서 이 사람들 앞에 놓인 벽을 깰 수 있는 틈을 발견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해요. 그 틈으로부터 창이 만들어질 수 있는가, 그 창이 문이 될 수 있는가, 그게 결국에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우리 같은 이해관계자들에겐 그게 ‘일’일 수 있지만, 그분들에게는 ‘삶’이거든요.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현장에 내려와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책이나 이론은 연구되기 전까지는 정체되어 있지만 현장은 끊임없이 움직여요. 그래서 역동이 있는 거죠. 그런 역동을 느끼기 위해 직접 현장에 내려와서 함께 호흡해보는 시간을 보내봤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