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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커피미각&다원카페 “허동욱 대표님” 인터뷰

[사진=㈜커피미각과 다원카페의 허동욱 대표님]

Q. 대표님 소개

A. 평일에는 커피미각, 일요일에는 다원카페로 운영되는 커피미각 대표 허동욱입니다.

저는 사실 군대에서 육군 장교로 일했어요. 항상 저를 소개하라고 해서 소개하면 다들 육군 장교 출신이라는 것에 놀라세요. 학군단까지 포함해서 거의 10년 가까이 군에서 근무를 했어요. 원래 청주에서 태어나서 학창 시절을 보내다가, 서울로 잠깐 올라가서 대학생활을 하고 다시 청주로 내려온 케이스에요.

원래 예전부터 커피를 좋아했어요. 군 생활을 그만두게 되고 이제 이 이후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커피니까, 카페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카페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커피미각이라는 카페를 운영한 지는 5년 정도 되었고, 이전에는 비하동에서 2년 정도 다른 카페를 운영했었어요.

[사진=평일엔 ‘커피미각’, 일요일엔 ‘다원카페’로 운영되는 카페 모습]

Q. 다원카페는 어떤 카페인가요?

A. ‘다원카페’는 커피미각의 공간에서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카페에요. ‘다원 동아리’라는 학생 바리스타 동아리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다원카페는 평일에 운영되는 커피미각과는 메뉴도 다르고 쓰는 재료도 달라요. 아이들이 본인들이 만든 메뉴, 본인들이 만든 레시피를 가지고 운영하는 카페라고 보시면 돼요. ‘다원’은 ‘모든 사람들이 원한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뜻이고, 이것도 아이들이 직접 지었어요.

애초에 맨 처음에 다원카페를 시작할 때 아이들한테 ‘너희가 하고 싶은 이름으로 일요일이 되면 ‘커피미각’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명패를 다 가리고 너희만의 카페 이름으로 싹 다 바꿔라. 여기는 그때부터 너희의 카페가 되는 거다‘라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아예 이름도 다르기 시작하기를 원했어요. 그리고 메뉴도 커피미각이랑 똑같은 메뉴를 하면 사실 사람들이 비교를 할 수밖에 없게 되거든요. 비교 대상이 되어버리면 아이들이 더 상처를 많이 입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다르게 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했었죠.

그래서 다원카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메뉴판 구성부터 진행을 했어요. 진짜 창업하듯이 이름도 정하고 그 다음에 근무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 본인들의 규칙을 정하기로 했어요. 생각보다 학생 인원들이 많은데 맨 처음 시작은 7명이 했거든요. 근데 그 안에서 불상사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무조건 그 즉시 바로 다원카페를 그만둘 거니까 그렇지 않기 위해서 너희들끼리 약속을 잘해야 된다고 얘기를 했더니 본인들만의 규칙을 만들어서 그걸 지금까지도 적용해 나가면서 지키고 있어요. 다원카페에 새로운 친구가 오면 그냥 받는 게 아니라 정말 아이들이 직접 면접을 봐서 새로운 친구도 받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정말 학생들이 스스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카페라고 보시면 돼요.

Q. 아이들이랑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A. 사실은 그냥 수업에서 만난 아이들하고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아이들한테 그냥 장난치듯이 ‘와서 해볼래? 나도 이런 거 해보고 싶었어. 해 봐.’라고 했던 게 체계화가 돼가지고 시작하게 된 케이스에요.

제가 원래 진로교육원이라는 곳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곳 커피미각에서 바리스타 관련된 자격증 수업이나 원데이 클래스 등을 진행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현재 다원카페의 회장 친구를 만났어요. 이 친구가 바리스타에 대한 꿈이 있었고 바리스타 동아리인 ‘다원’을 만들어낸 거죠. 이 친구랑 수업도 몇 번 같이 하고 계속 알고 지냈는데, 저에게 ‘선생님 커피 내리는 게 너무 재밌는데 인원이 많다 보니까 커피를 내릴 수 있는 기회가 한 달에 한 번 할 수 있을까 말까예요’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제가 원래 아이들이 운영하는 카페 같은 걸 해보고 싶었거든요. 왜냐면 저도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카페를 시작해서 많이 부딪혔으니까 아이들에게도 그런 과정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냥 편하게 얘기했어요. ‘너 그냥 우리 카페 와서 해볼래? 너희 동아리 한번 일요일 날 와가지고 해볼래? 알려줄까?’ 이런 식으로 시작을 했어요.

그 이후에 동아리 친구들이 다들 카페에 와서 여기서 진짜 카페를 운영해도 되는지 어떻게 운영하면 되는지 자기네들이 준비해야 될 게 뭐가 있는지 같은 걸 물어보면서 규칙을 정하기 시작했어요.

Q. 대표님이 아이들에게 먼저 제시한 규칙이 있나요?

A. 우선은 아이들에게 ‘공간’이 주어지는 거니까, 학생신분에서 벗어나는 비위 행위가 일어나선 안 된다는 규칙을 제시했어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혹시나 만약에 문제가 생겨서 cctv를 봤을 때 너희들이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거나 문제 될 만한 행동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럼 그건 반드시 문제시를 할 거다’라고 정확하게 얘기를 해어요.

그다음에 이제 수익적인 부분에 대한 규칙을 제시했어요. 처음에는 얘기했던 건 아이들이 번 돈은 아이들이 그냥 가져가길 바랐는데, 저희가 예비사회적 기업이 되면서. 그게 불가능해졌죠. 그래서 아르바이트 수당으로 주려고 생각해보니 또 학생들이다보니까 문제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타협점을 찾은 건 너희들이 번 돈에서 재료비나 카페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되, 그래도 남은 돈이 있다면 기부하자고 얘기를 했었죠. 아이들이 너무 착해서 연말에 기부하겠다고 돈도 되게 아껴 써요.

Q. 카페 운영을 위해 학생들에게 따로 지도한 사항이 있나요?

A. 새로 들어온 아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카페 운영의 기초는 지도해요.

하지만 카페 운영은 아이들이 스스로 해볼 수 있게끔 하고 있어요. 대신 아이들이 운영하다가 잘 모르겠다고 질문하는 사항은 제가 따로 알려주고 있어요. 예를 들면 ‘머신이 작동을 안 해요’, ‘라떼 아트를 하고 싶은데 잘 안 돼요’ 같은 질문들이죠. 또 저희는 직접 카페 메뉴를 연구하고 있고, 아이들도 다원카페를 운영하면서 본인들만의 레시피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그런 레시피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고 있어요. 제가 백지 상태에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실제로 쌓았던 노하우를 알려주는 느낌이죠.

그 외적으로는, 창업에 대한 고민 상담이라거나 미래에 대한 고민 상담도 해주면서 ‘멘토’처럼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포스기로 직접 수익을 얼마 내었는지 확인할 수는 있지만, 연말에 한 번 지금까지 모은 수익금과 사용한 재료비 등을 알려주면서 카페를 운영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제관념에 대해서도 알려주려고 해요.

[사진=매장 안에 진열된 친환경 제품과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만든 화분]

Q. 대표자의 입장에서 다원카페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신가요?

A. 아무래도 수익적 측면이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다원카페가 운영되는 일요일의 수익은 온전히 포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아이들이 사용하는 재료비를 모두 다 아이들의 수익에서 충당할 수는 없어요. 그럼 아이들은 마이너스가 되거든요. 아이들이 카페를 운영하면서 필요한 재료뿐만 아니라 연습할 때도 재료가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만약에 재료비 등을 모두 다원 카페의 수익에서 충당했다고 하더라도, 남는 건 기부이기 때문에 사실상 다원카페를 운영하면서 저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는 일단 재밌어요.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만의 카페를 운영하게 도와주는 것 자체가 저는 재밌다고 느껴져요. 그리고 제가 친환경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도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거든요. 우리 다원카페를 운영하는 친구들도 ‘다음 세대’ 잖아요. 미래를 이끌어가 줄 친구들인데도 불구하고 지금의 우리가 책임의식을 갖지 않고 단순히 나에게 수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그걸 포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제가 할 수 없는 일이면 모르겠지만, 저는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다원 카페 운영 초반에는 고객분들의 클레임도 많았어요. 평일과는 완전히 다른 메뉴가 되고, 가끔은 메뉴 하나 나오는데 30분이 걸리기도 했거든요. 그럴 때마다 저는 ‘학생들이잖아요. 한 번만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면 점점 늘어가는 모습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이 친구들도 저한테 배운 친구들이에요’라고 답해드렸고 이걸 듣고도 다시 화내시는 분들은 안 계셨어요. 이제는 오히려 다원카페의 메뉴가 맛있으니까 평일에도 팔아주면 안 되냐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생길 만큼 발전했어요.

Q. 대표님이 생각하시기에 앞으로 학생들이 꿈을 펼치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이상적인 것이겠지만 아이들한테 생각할 수 있는 자유와 고민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가지는 편이에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대학을 가는데 사실 저 또한 대학에서 배운 걸로 카페를 하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저는 건축학과에 육군 장교 출신이에요. 사실 바리스타 하시는 분들 중에서 대부분 바리스타학과 나온 친구들이 없어요. 본인들의 일을 하다가 꿈을 찾아서 바리스타를 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사실 저도 그랬고 저도 어릴 적 제 꿈은 군인이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아는 게 그거밖에 없으니까 그랬던 건데 더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면 저도 과연 군인이라는 꿈을 처음부터 꾸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정말 군인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정확하게 잘 알고 있었더라면 내가 과연 그 일을 시작 했을까라는 생각도 하거든요.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봤을 때, 그런 자유를 누렸을 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는 데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언젠가 그런 사회가 되길 희망합니다.